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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으음.. 지금이 몇시야.."



 스윽.



 부스스한 모습으로 잠에서 깬 나는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강렬한 햇빛에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누워있던 침대에서 일어났다.



 "흐아암~ 잘잤다. 그럼 일단 이불을 개고.."



 탁탁! 착!



 나는 일어나자마자 내가 누웠던 자리를 정리하고는 방의 환기를 위해 햇빛이 들어오는
창문을 탁! 하고 열었다.



 "흐음~ 하아~ 역시 바다공기는 짤잘한 맛이..없네? 음.. 아침이라 그런가?"



 나는 아침의 상쾌한 공기를 마시고는 일층으로 내려가려 뒤를 돌았는데 뭔가 놓친것이
있는것같아 다시 뒤를 돌아 창문을 통해 밖을 내다보았고, 나는 저 멀리 해변에 하얀 원피스를
입고 넓은 챙이있는 새하얀 모자를 쓴 루가 쪼그리고 앉아 무언갈 하고있는 걸 보았다.



 "뭘하는 거지?"



 나는 호기심이 동해 1층으로 내려가 간단히 세면한 뒤, 루가 있는 해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터벅터벅.



 터벅터벅.



 "..그새 어딜간거야?"



 나는 루를 찾아 해변가로 내려왔지만, 루는 아까 본 것과 달리 그 곳에 있지 않았다.
한참동안을 주변을 둘러보던 나는 자연스레 한 방향으로 발자국이 찍힌 모래사장에
시선이 고정되었다.



 "이쪽으로 간건가?"



 나는 발자국을 따라 해변 길을 서서히 거닐기 시작했다. 한 여름의 날씨라 많이 덥고 땀이 났지만,
그런 건 별로 신경쓰지않고 루의 발자국만을 보고 따라가기 시작했다. 이상하리만큼 그 아이.
루에게는 신경이 쓰인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그 이유를 알기위해 그녀를 찾아 나서는
길이다. 그리고 나는 얼마 되지않아 다시 쪼그리고 앉아있는 루를 볼 수 있었다. 나는
반가운 마음에 먼저 말을 걸었다.



 "루! 여기서 뭐하고 있는거야??"



 "..."



 "음.. 그건?"



 "..불가사리"



 루는 자리에 앉아 물가 밖 모래에 떠밀려 나와있는 불가사리를 한참동안이나 지켜보더니
그녀는 그녀의 자그맣고 하얀 손으로 불가사리를 살포시 쥐고 일어나 바다 속으로 무릎께까지
바닷 물을 첨벌거리며 들어갔다. 그리고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나를 뒤돌아보더니 싱그럽고도
안타까운듯한 미소를 지으며, 불가사리를 물 속으로 천천히 넣어주고는 입을 열었다.




 "불가사리는 물 밖으로 나오면 안돼. 어떠한 경우에라도 말야."



 "으응..그렇지. 그런데 루..? 어..?"



 나는 그녀의 너무나 당연한 말을 듣고는 잠깐 멍해졌다가, 금새 정신을 차리고 그녀를
불렀으나, 그녀는 이미 다시 해변가를 따라 걷고 있었다. 나는 그런 그녀의 뒤로 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그녀를 따라갔고, 새하얀 원피스를 하늘하늘 거리는 그녀는 가끔씩 이전과
마찬가지로 해변 밖에 버려져있는 불가사리, 미역, 해파리와 같은 것들을 정성스레 다시
바다속으로 넣어주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어느정도 시간이 지났을까 쩅쩅 내리쬐던 햇빛은
사라지고 어느새 하늘에는 어둑어둑한 먹구름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여지없이 하늘에선
장대비가 후두둑 쏟아져내리기 시작했다.



 "루! 비 오잖아! 어서 돌아가자!"



 "..여기"



 루는 내 말도 들은채 만채 어느새 앞에 있는 바닷가 절벽에 있는 해안 동굴 속으로 들어가버렸다.
나는 저런 동굴이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비를 피하고 봐야 한다는 생각에
루를 따라 동굴속으로 뛰어들어갔다.



 내가 루를 따라 동굴로 비를 피해 들어갔을때, 루는 근처 바닥에 다리를 양손으로 포개고 조용히
앉아 비가 내리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나는 그런 루에게 피해를 주지않기위해, 루의
옆으로 간 뒤, 조용히 앉아 루와 마찬가지로 동굴 밖에서 비가 쏟아져 내리는 걸 지켜보았다.



 후두두둑.



 후두두둑.



 비는 한시간이 넘도록 그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나는 비가 내리는 걸 보며 어떻게 집으로
돌아갈 지 고민하고 있는데, 옆에서 예상외로 루가 나에게 먼저 말을 걸어왔다.



 "영우. 바다에서 내리는 비를 어떻게 생각해?"



 "으응..? 바다에서 내리는 비..?"



 나는 잠시 미간을 찡그리며 잠시 고민한 뒤 말을 이었다.



 "왠지.. 무섭고 그렇지.. 언제 내릴지 예측하기도 힘들고, 한번 내리기 시작하면 굉장히
거세게 내리는 것도 그렇고.."



 스윽.



 스윽.



 "또.. 바다에 비가 오면 천둥번개도 같이 칠..으음?!"



 "으음.."



 쪽!



 "하아..하아.. 루.. 너 이게 무슨.."



 "..."



 나는 방금전 나에게 일어난 일에 도무지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나에게 바다에서 내리는
비에 대해 감상을 물어본 루는 내가 말하는 도중 어느새 나의 옆으로 다가와 나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갖다대었다가 떼는..쉽게말해 기습 키스를 했기 때문이다. 정신을 차릴수없이
패닉이 온 나는 루에게 무슨 말을 하려다 미처 그녀의 모습을 보고는 입을 열 수 없었다.


그녀는.. 나를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띄운채 한방울, 한방울, 뺨을 타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아련한 목소리가 내 귀에 스며들듯 들려왔다.
 "비는 바다에서 만들어져 다시 바다로 흘러들어가기
때문에 비가 바다로 합쳐져 사라지는 건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꼭 그래야만 한다고,
다만.. 자신이 한 때 '비'였다는 사실을 이미 하나가 되어버린 바다가 잊어주지만 않으면
된다고, 그거면 충분하다고.." 이렇게말하는 그녀에게서 내가 받은 느낌은 어째서 '처연함'
인 걸까..  나는 도무지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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