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시간 뒤, 나는 눈을 떳다. 주변을 보니 모두 잠들어
버린 듯 했다. 소연 또한 새근새근 잠들어있는걸 보니
꽤나 깊은 시간일듯 해 손목에 차고있는 전자시계를
확인해 보았다.




 [ AM 01:30 ]




  예상대로 시골이라면 꽤나 어둑해질 시간대이다. 거의
모두 잠들 시간이니만큼 병원 내부는 매우 조용했다.




  툭. 투둑.




  창 밖을 보니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먹구름도 서서히
끼는걸 보니 비가 금방 내리진 않겠지만. 한 번 내리기
시작하면 며칠은 갈 듯하다. 나는 빗소리를 들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입원실 밖으로 나왔다. 컴컴하고
어두운 복도. 시골이니 만큼 전기절약 하는건가? 나는 복도
끝에 빛을 내고있는 자판기를 향해 걸어갔다. 그런데 그 곳에
이미 누군가 있었는데.. 자세히보니 간호사 복장이었다. 
나는 반가운 마음에 말을 걸었다.




 "최 간. 뭐하고 있어, 이 늦은 시간에"




  나의 부름에 화들짝 놀란 표정으로 나를 돌아보는 간호사
최윤정은 나의 고등학교 동창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조금
친했던 터라. 난 최윤정이 장래희망으로 간호사를 꿈꾸는
걸 알았고, 그 뒤로는 이름 대신 최 간호사의 줄임말인
'최 간'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나의 부름에 그녀는 살짝
미소짓더니 나에게 말했다.




  "뭐하긴. 순찰돌지. 최근에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갑자기
많이 입원하셨잖아. 혹시알아? 이 밤에라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이런 시골에서는 더더욱 관심이 필요한 법이거든~ 그래서!
결론은 당직입니다~"

  "여전하구만.."

  "남이사~"




  나는 그녀를 보고 웃었다. 그녀는 이렇게 고등학교 때부터
사소한 것까지 마음쓰는 면이 있어서 친구가 되었다. 그러다보니
나는 윤정에게 내 직업을 털어놓았고, 이번같은 특수한 상처에도
그녀는 별다른 내색없이 치료해주었다. 뭐 그녀의 치료보다도
내 응급처치가 이제는 거의 완벽에 가깝기에 따로 치료할 건
없지만 이 상처를 도시의 큰 병원에서 보였다간 자칫 일이
귀찮아질 수 있기에 나는 윤영이 속한 이 시골 병원을 이용했다.




  "그런데 최 간. 너 요즘 담배펴?"

  "아니? 안피는데 왜?"

  "아냐. 그냥. 그럼 난 들어간다. 수고해~"

  "고마워~"




  나는 그녀에게 인사를 하고 202호실로 돌아가는 중 뭔가
이상한 생각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분명 탄내 비슷한 냄새가 났는데.. 설마.'




  나는 아픈 다리를 절며 내 침대로 돌아와 자리에 누워
눈을 감고 생각했다. 단지 괜한 우려일 뿐이라고. 그리고
나는 깊은 잠에 다시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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