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의(白衣)의 악마 ] - 7부




  그녀의 손 그림자를 볼 때, 그녀가 들고있는건.. 권총이 틀림
없었다. 그에 놀란 나는 그녀에게 말했다.



  "권총을 어디서.. 장기밀매상이냐?"



  그녀는 나의 물음에 너무나 태연히 대답했다.



  "응. 걔들아니면 이런 걸 어디서 구하겠어?"



  철컥!



  틱!



  그녀는 말하며 빈 탄창의 권총을 장전했다가 쏘는 시늉을
하더니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이고 말을 이었다.




  "괜찮네. 너는 특별히 깔끔하게 죽여줄게. 뭐, 그래서 아까도 살려뒀고,
고등학교 동창에 대한 예의랄까?"



  최윤정의 말에 나는 물었다.



  "아까전에 날 죽이려다 실패한게 아니였나?"

  "실패라니.. 나 간호사잖아? 사람하나 기절시키는데 힘 조절도 못할까봐서?"



  뒤적뒤적.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오른쪽 상의주머니에 손을 집어넣더니 권총 탄알 3발
꺼내었다. 그리고는 우리를 향해 탄 3발을 들어보이며 말했다.



  "자아! 이젠 끝낼시간이야! 너희는 대단하니깐 특별히 예쁜 권총으로 죽여줄게.
후훗! 딱 너희 머릿수에 맞춰 3발을 챙겨왔으니깐 몸에 힘을 빼고 긴장하지마~
힘주면 안돼~?"



  그녀는 말을 마치자마자 탄 3발을 빈 탄창에 결합해 권총에 넣었다.



  철컥!



  탁!



  그녀는 탄을 넣자마자 바로 장전한 뒤 우리 중 가장 왼편에 있는 소연을
겨누었다. 나는 소연에게 피하라고 외치고 싶었으나 소연은 의사의 죽음을
눈 앞에서 보고 큰 충격을 받은 듯 멍하니 서 있었고, 그녀는 나의 말을 들을
정신이 없었다. 이윽고 윤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금 따끔할거에요. 훗."



  윤영의 손가락이 서서히 방아쇠를 당기는 모습이 슬로우 모션으로 보여졌다.
저 검지손가락이 방아쇠 끝에 다다르면 소연은 싸늘한 주검이 되어있겠지. 그전에
내가 막아야.. 내 생각이 끝마쳐지기도 전에 나의 귀를 강타하는 총성이 들려왔다.



  타앙!!!



  털썩!..



  강렬한 총성과 뒤이은 소리에 나는 옆으로 고갤 돌렸고, 난 그곳에서 소연을 안은채
옆구리를 부여잡고 쓰러져있는 민후를 볼 수 있었다. 그에 정신이 돌아왔는지 소연은
민후의 상처를 보며 '어떻게 해..'라며 울먹거렸고, 민후는 연신 신음소리를 내며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런데 밝게 비추는 앰뷸런스의 헤드라이트 불빛 뒤에서 또 한번의
철컥!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만둬!!!"



  나는 윤영이 있을 곳으로 예상되는 곳에 아픈다리를 억지로 이끌고 뛰며 외쳤다. 윤영은 그에
아랑곳하지않고 불만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방아쇠를 당겼다.



  "한 발에 한 명씩이었는데.. 아깝잖아 이러면"



  타앙!!!!



  "끄아아악!!!"



  윤영이 두번째로 발사한 총알은 민후의 머리를 겨냥했으나, 경험이 부족했던지
민후의 등에 박혔고, 이에 민후는 죽을듯한 극한의 고통을 느끼며 소리를 질렀다.
나는 이 와중에 내 등뒤에 있는 리볼버를 꺼내어 권총을 든 손으로 나를 겨누려하는
윤영에게 강하게 집어 던졌다.



  탁!!



  "어맛!"



  나의 리볼버는 권총을 들고있는 윤영의 손등을 정확히 가격했고, 윤영은 손에 쥐고있던
권총을 땅에 떨구고 말았다. 그러자 윤영은 바로 총을 집으려 몸을 수그렸고, 나는 성한 다리 
한쪽에 모든 힘을 싣고 뛰어올라 몸을 날려 윤영의 턱에 내 체중을 실은 주먹을 꽂아넣었다.



  쿠당탕탕!!



  "으..음.."



  "허억..헉."



  조금만 늦었어도 죽을뻔했다는 위기감이 뒤늦게 찾아오자 오한이 들었다. 하지만 이걸로
윤영은 확실히 기절한 것 같기에 나는 윤영의 권총을 벽 멀리 차버리고는 내 리볼버를 주워
다시 허리춤에 꽂아 넣었다. 아무래도 총을 던질줄은 몰랐겠지.. 나는 뒷 편에 피투성이의
민후를 끌어안고 오열하는 소연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민후의 상처를 살폈는데, 옆구리의 
한 발은 치명상이 아니였으나, 등에 맞은 한 발은 장기를 뚫고 나온 듯 민후의 입에서는 계속해서
장기의 파편들을 피와 함께 뱉어내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에 설레설레 고개를 저었고, 그런 내
행동을 본 소연은 더더욱 민후를 끌어안고 오열했다. 난 그들의 모습을 안쓰럽게 쳐다보다가
민후의 입이 조금씩 떨리며 하는 말을 유추해 낼 수 있었다.



  '소연이를 지켜주세요.'



  말을 마친 직후. 민후의 몸은 계속해서 이어지던 잔경련을 멈추었고, 그의 눈 또한 스르르 감기며
짧았던 세상과의 영원한 작별을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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